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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모자 농부의 맛집탐방 (52) 조리샘 농원가든

입력 : 2017-02-09 12: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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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같은 농원가든

봄이 오는 길목인 입춘날, 뜻하지 않게 입춘호사를 했다. 점심 먹자고 훌쩍 온 이곳 조리샘 농원가든에서 뜻하지 않게 분재화분에 능소 매화를 만났다. 그 은은한 향에 잠시 정신이 혼미 했었다.

 

이 집 주인인 안훈승 사장 부부는 2000년에 이곳에 전원주택을 짓고 주말마다 와서 갖가지 과수나무를 심고 야생화를 심어 그림 같은 농장을 가꾸며 지냈다. 그러다 아주 귀촌한 것이 2004년이다. 쌀농사도 짓고 유기 농사를 하겠다고 풀과 전쟁을 하면서, 신선한 알을 받으려고 토종닭, 오리를 키우느라 사시사철 분주했다. 또 산양을 길러 새끼를 내어 직접 산양유를 짜서 먹었다. 이런 전원생활도 좋았지만 한 생각 더 나아가 다른 분들께도 그리하리라 마음먹고 가든 을 열게 되었다.

 

입에 짝 붙도록 맛있는 오리누룽지 백숙

음식만들기 좋아하고 나름 손맛이 있어 한식요리사 자격증 받아놓아 차근차근 식당을 준비했었다. 무얼하면 좋을까 생각하다 “다른 고기는 사줘도 먹지 말고, 오리고기는 내 돈 주고 사먹으랬다”는 세간의 평가를 떠올려 2013년 오리 요리 점문점을 열게 되었다.

 

오리는 대표적인 알칼리 식품으로 가끔 먹어줘야하는 보양식이자 미용 식품이다. 혈액속 콜레스테롤을 낮혀주고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여 기력회복에 좋으며, 또 콜라겐이 풍부하여 피부재생에좋고 불포화지방산이 높아 혈관질환 예방이 탁월하다. 이집 오리백숙은 남녀노소 누구나 다 좋아한다. 쌀과 오리가 푹 잘 고아져 먹기 좋고 거기에 올려져 있는 찰쌀누룽지가 콩가루 인절미처럼 구수한 맛인데 사장님이 먹기 좋게 잘라주셔서 같이 떠먹는 맛이란.......같이 오지 못한 손자, 손녀뿐만 아니라 꼭 모시고 싶은 고마운 얼굴이 휙휙 지나간다. 오리로스도 먹음직스럽다. 노릇노릇 기름기 짝 빼고 구워 양파 채에 싸서 먹으면 젓가락이 바쁠 지경이다. 오리훈제도 있고 볶음탕, 옻 닭도 있다. 오리로 깔끔하게 구수하게 입에 짝 붙도록 맛있는 집은 처음이다.

 


산양유는 ‘파주행복장터’로

이곳은 ‘파주의 행복 장터’라는 온라인 시장에서 ‘산양유’를 파는 곳으로 알게 되었다. 산양을 28마리 키워 젖을 짜서 손님들에게 한 컵씩 주시기도 하고 팔기도 하신다. ‘행복장터’는 이지역의 좋은 농산물을 소개하고 집까지 배달해주는 온라인 회원제 마켓이다(네이버 밴드 ‘파주 행복장터’). 훌륭한 지역 농산물을 찾아서 팔아주니 소농은 소농대로 좋고 신선한 지역 농산물을 좋은 가격에 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장사 아닌 봉사를 하시는 그분들의 노고가 장하다. 조리샘 농원가든에서 맛있는 식사도 하고 산양유도 사 먹을 수 있지만, 계속 받으려면 ‘파주 행복장터’에서 주문하면 집에서 받을 수 있다.

 

모두 그날 요리, 예약은 필수

이집 음식이 달라 보이는 건 모두 음식 재료에 대한 사장님의 확고한 철학 때문이다. 그날 온 오리는 그날 다 요리하고 절대로 묵혀 다음날 사용하는 법이 없다. 그러니 닭이던 오리던 냄새가 전혀 없고 짱아찌 빼고는 모두 즉석에서 만들어 주시니 귀한 손님 대접 받는 느낌이다.배추, 고추, 깨 등 모두 자급자족하고 옆에 있는 비닐하우스에서 기른 유기농채소는 본연의 신선함을 맛보게 해준다.

 

조리샘 농원 가든에 가실 때는 예약이 필수다. 좋은 음식을 정직하게 착한 가격으로 파는 식당이면서도, 주인장 두 분의 마음속에 ‘좋은 음식을 나누자’라는 생각이 더 진하게 깔려있다. 올해 입춘은 능수매화의 향기보다 더 진한 조리샘농원가든 주인장의 향기에 감동하고 돌아온 날이 되었다.





 

#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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